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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 북리뷰

[책추천]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다면.. '고양이의 나날'

by 홍시314 2021. 1. 17.

책추천 : 고양이의 나날

고양이의 하루는..

  고양이들은 잘 울지도 않고 멍하니 먼 곳을 쳐다만 보고 낮잠만 자며 늘어져 있기 일쑤입니다.

  가끔 고양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5명의 일본 작가들이 고양이에 관한 단편 소설들을 엮어 말 그대로 '고양이 소설집'을 만들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세상에는 오직 4가지 이야기만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 권력 투쟁, 그리고 여행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 고양이가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비록 크게는 '파울로 코엘료'가 말한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약간의 흥미는 더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와 요소들이 있어서 장소들을 상상해가며 읽다 보면 금세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요.

  아래는 각각의 단편 소설들을 읽은 저의 서평을 담아봤습니다.

 

파견된 밥 친구

  두 사람?이 등장하고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는 긴장감 없이 쭉 나열되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의 인간화 같은 일상 판타지물은 역시 와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흰 꽃의 호텔

  일본 특유의 색체와 담담함을 잘 표현한 소설입니다.

  끝까지 현실성을 유지하면서 주인공의 심경의 변화와 과거를 연결 짓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습니다.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과거의 사건들이 아름답게 끝나길 바라기도 했지만, 그랬다면 억지 판타지물로 가게 될 수도  있어서 작가님이 잘 끝맺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고양이 마을 연대기

  앞의 '흰 꽃의 호텔'과 약간의 배경 설정이 비슷한 구색이 있는 소설입니다.

  흰 꽃의 호텔은 죽었던 고양이를 호텔에서 만날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하나의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 마을은 죽은 이가 고양이로 환생한다는 소문이 있는 곳입니다.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면서도 환생과 인연이라는 점에서 붉은 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네요.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으니 가슴 아픈 행복이란 느낌입니다.

 

절연 고양이의 연 맺어주기

  판타지적 요소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화 같은 설정의 소설입니다.

  일본 특유의 해결사나 관찰자 역할의 도령과 그가 사는 신사의 고양이들에 대한 에피소드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신은 그다지 상냥하지 않다

  고양이로 환생한 남자가 부인과 살아가는 나날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편의 소설이 좀 더 제목에 부합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읽고 나서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일본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게다가 (동물들은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고양이를 특별하게 좋아한다거나 하는 쪽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도 선택했던 건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이란 책이 꽤 좋은 여운을 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기했던 점은 이 소설집에 전반적으로 고양이에 대한 환생과 연에 대한 설화 같은 것이 깔려 있는데, 이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길고양이들의 눈을 한참 마주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어서 일까 이제는 사람처럼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여겨졌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어서 추천드리기는 힘들지만, 단편으로 되어 있어서 틈나는 시간에 가볍게 한편씩 보는 책으로는 괜찮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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