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무슨 꿈을 꾸셨나요?
다음 날이면 사라지거나 겨우 잔상으로 남는 정도의 잠든 시간에만 꿀 수 있는 꿈.
그 꿈이 왜 존재하는지 그 의문의로 부터 시작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클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된 이 소설은 높은 평점과 긍정적인 독자 리뷰를 바탕으로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고, 1812%를 달성하며 종이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출판사를 통해 제목을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으로 바꿔 출판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보통은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데 이 책은 전자책으로 시작하면서 역주행을 하게 된 케이스이지요.
이 책은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에 대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손님들은 잠든 무의식들이고, 백화점에서 선물상자로 포장된 꿈들을 사 간다는 설정이 참 새로웠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주인공인 '페니'가 백화점에 입사하게 되면서 다양한 손님들을 보게 되고, 또 동료직원들과 다양한 꿈 제작자들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페니 스스로도 정의 내릴 수 없던 꿈들이 존재하는 이유들을 알아가게 됩니다.
제가 사랑한 시간은 모두가 잠든 시간입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시간의 신의 셋째 제자가 신에게 잠자는 시간을 다스리겠다고 하는 대목입니다.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지만 잠든 시간으로 인해 그 고통의 시간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현실의 고통을 견뎌내기도, 이겨내기도 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을 가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데만 집중하십시오.
올해의 꿈 그랑프리를 수상한 '킥 슬럼버'가 수상소감 중에 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다녀야만 했는데 장애를 극복하고자 꿈 제작자가 되었으며 꿈속에서 자유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작가는 이 인물을 통해서 현실 속 독자들에게 신체적 결함이나 어떠한 장애에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아무래도 좋은 곡이 나오지 않아 가난과 싸우며 괴로워하던 작곡가가 깊은 잠을 잔 뒤, 좋은 곡을 써내고 달러 구트에게 감사인사를 하러 왔을 때 달러구트가 한 얘기입니다.
작곡가는 자신에게 달러구트가 좋은 영감이 떠오르는 꿈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가 준 것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사탕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창작의 괴로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손님이었기 때문이죠.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제 인생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답이 나오기도 전에 포기했던 많은 일들에 대해서 말이죠.
읽고 나서
정말로 크리스마스가... 연말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지 싶습니다.
꿈이라는 소재로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고 각자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구성했지요.
처음 읽어나갈 때는 어렵지 않은 문체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세계관에 다른 여느 소설들과 비교해보기도 했습니다.
굳이 고백하자면 해리포터 시리즈나 시간을 파는 상점을 떠올렸지요.
물론 전반적으로 그런 면이 없지는 않은 것 같지만, 이 소설에는 무언가를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마지막에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꿈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슬프고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될 사람들을 위해 떠나갈 사람들의 무의식이 미리 꿈을 주문 제작해 둔다는 이야기는 독자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가장 바라는 점은, 2편이 출판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주인공인 페니를 향한 꿈 제작자인 막심의 짝사랑이 살짝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야기로 이어나가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페니를 백화점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잠옷 요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러 면에서 시리즈물로 출간될 만한 여지가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대게의 시리즈물 1편처럼 등장인물들의 소개와 에피소드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너무 자기 계발서만 집요하게 읽다 보니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졌던 느낌이었는데, 왜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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